맥은 우리가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높은 해상도로 화면을 표시해준다.
13인치 맥북에어 모델의 경우 기본 설정에선 2940 x 1912px로 랜더링된 화면을 1470x956px인 것처럼 보여준다. 이런 화면 표시 방식을 보통 HiDPI 모드 라고 부른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HiDPI 모드에 대해 알아보고 맥북이나 맥미니에 4K 모니터가 필요한 이유를 알아보자.
픽셀 밀도와 HiDPI 모드
최근엔 픽셀 밀도(ppi)가 높은 디스플레이가 일반적이다.
당장 보급형 스마트폰 기기들만 해도 대부분 300ppi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달고 나온다.

픽셀 밀도 – ppi
픽셀 밀도(ppi)는 Pixels Per Inch, 즉 1인치에 몇개의 픽셀이 표시되는지를 표시하는 단위이다.
인쇄물의 해상도를 나타내는 dpi(Dot per Inch)와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FHD(1920X1080px) 해상도의 21인치 모니터라면 대략 픽셀 밀도는 105ppi 정도가 된다.
FHD 해상도의 21인치 모니터는 인치당 약 105개의 픽셀이 표시된다는 뜻이다.
같은 크기의 4K(3840x2160px)모니터의 픽셀 밀도는 210ppi가 된다.

ppi는 선형 단위이다. 만약 면적 기준으로 FHD와 4K 모니터의 1제곱인치당 픽셀수를 계산해본다면 FHD의 경우 11,025개, 4K 모니터의 경우 44,100개가 된다.
4K 모니터는 같은 크기의 FHD 모니터에 비해 4배 많은 픽셀을 동일한 면적에 뿌려준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같은 크기라면 4K 모니터가 FHD 모니터에 비해 동일한 면적에 4배 더 많은 픽셀이 표시되는만큼 화면을 더 세밀하고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다.
HiDPI 모드
이렇게 픽셀 밀도가 높은 디스플레이를 HiDPI 디스플레이라 하는데, FHD 화면에서 표시하던 크기 그대로 HiDPI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면 화면 구성요소들이 너무 작아 눈이 아프다.
그래서 맥에선 원래의 화면의 화면 구성요소들을 확대해 화면에 표시하게 된다.
이렇게 고해상도의 HiDPI 디스플레이에서 스케일링(화면배율조정)해서 화면을 표시해주는 걸 보통 HiDPI모드라고 부른다.
맥에서는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이후 이 HiDPI 모드가 적극적으로 적용되었고, 윈도우에 비해 빠르고 섬세하게 최적화 되어왔다.
스케일링 덕분에 맥의 HiDPI모드에서는 디스플레이 설정에서의 표시 해상도가 실제 디스플레이의 해상도가 달라진다.
내가 사용 중인 맥북 에어 M2 13인치 모델을 예로 들면 디스플레이의 하드웨어 사양은 2560×1664이고, 기본 설정된 화면 표시 해상도는 1470×956이다. 하지만 전체화면 스크린샷을 하면 2940×1912로 이미지가 저장된다.
즉, 2940×1912로 랜더링된 화면을 2560×1664 디스플레이에 마치 1470X956인 것처럼 화면배율을 조정(스케일링)해 표시해준다는 이야기다. 윈도우에서의 화면배율도 이와 유사한 맥락이다.
맥북이나 맥미니에 4K 이상의 모니터가 필요한 이유
사실 레티나 디스플레이 이전의 맥북 모델에서는 화면에 표시되는 한글 서체의 선명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윈도우와는 다른 macOS의 폰트 표시 방식이 획이 많은 한글과는 궁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윈도우의 ClearType은 서체의 원래 디자인과 조금 다르게 표현되어도 가독성을 우선으로 폰트를 랜더링 하는 반면 macOS는 서브픽셀 랜더링과 안티앨리어싱을 통해 서체의 원래 디자인을 가능한충실하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랜더링한다.
문제는 맥의 이런 폰트 랜더링이 HiDPI의 스케일링이 아닌 본래의 해상도로 표시될 경우 폰트의 선명도가 떨어져 가독성이 낮아진다는 점이다.

한정된 갯수의 크기가 큰 픽셀로 안티앨리어싱까지 표현하려니 나타나는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또 다양한 배율에서 텍스트를 선명하게 화면에 표시해주는 윈도우의 ClearType과 달리 맥에서는 HiDPI라 해도 스케일 비율이 디스플레이의 본래 해상도에 대한 정배율이 아닌 경우 선명도가 살짝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픽셀 밀도가 낮은 디스플레이라 하더라도 HiDPI모드를 적용해 화면 구성요소를 확대해 표시하면 폰트의 가독성 문제는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1920x1080px 디스플레이를 960x540px로 HiDPI 모드로 설정하면 그래도 어느 정도는 폰트가 선명하게 표시된다.

문제는 화면 구성요소가 확대되어 표시되는만큼 화면상 작업공간이 많이 좁아진다는 점이다.
모니터 어느 정도의 크기가 적당할까?
사용자의 습관이나 사용환경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HiDPI 모드를 적용했을때 4K 모니터라면 24인치, 5K라면 32인치가 적당해 보인다.
픽셀밀도가 180ppi 내외로 맥북이나 아이패드에 비해 낮지만, 외장 모니터를 사용할때의 화면 거리를 감안하면 픽셀이 도드라져 보일 정도의 밀도는 절대 아니다.
13~15인치급의 포터블 모니터를 고려 중이라면 QHD (2560×1440px) 이상인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 맥북에어의 보조모니터로 활용하기 위해 구입한 13.3인치 FHD 포터블 모니터가 닌텐도 스위치용 외장 모니터로 전락했던 경험이 있다.
포터블 모니터 본래의 해상도로 설정하면 폰트가 선명하지 않고, HiDPI 모드를 적용하면 960x540px로 공간이 좁아 작업용 모니터로서의 가치가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