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망원 사진 화질 저하 이유는?

아이폰 프로나 프로맥스 모델을 이용해 사진을 찍으면 가끔 망원에서의 화질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때론 웹캠보다 못한 화질에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아이폰 망원 사진 화질이 떨어지는 이유는 뭘까? 하나하나 짚어보자.


아이폰 망원 사진 화질 왜 이래?

얼마 전 현장에 출장을 갔다가 필요한 서류하나를 상대 업체의 도움을 얻어 아이폰 사진으로 담아왔다.

내 딴에는 서류만 깔끔하게 담는다고 망원으로 당겨서 찍어왔는데, 나중에 서류를 정리하려고 사진을 확인해보니 작은 글씨들이 다 뭉개져 확인이 되지 않아 난감했던 경험이 있다.

내내 아이폰을 사용해왔지만 망원카메라가 달린 프로모델은 처음 써보는 거라 원래 아이폰의 망원 카메라가 이렇게 떨어지나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백만원이 넘는 스마트폰이 찍어줄 사진이 아니다. 그래서 아이폰의 망원 촬영 방식에 대해 들여다 봤다.


디지털 줌 vs 광학 줌 – 우리가 착각하는 망원

아이폰 프로나 프로맥스 모델에는 3배 또는 5배 망원 카메라가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촬영시 망원을 선택한다고 해서 항상 이 망원 카메라로 사진이 찍히는 건 아니다. 아이폰은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렌즈를 바꾸고, 센서 크롭이나 디지털 줌을 적용해 사진을 만들어 낸다.

특히 저조도 환경이거나 피사체와의 거리가 가까울 때, 그리고 손떨림 가능성이 있을때 기본 광각렌즈(1x)로 크롭해 촬영하거나 디지털 줌을 사용할 때가 많은데, 이 경우 화질이 눈에 띄게 떨어지게 된다.

이건 우리가 기대하는 망원사진이 아니라, 광각 렌즈로 찍은 사진을 단순히 확대(크롭)한 것에 불과하다.


아이폰 망원 사진 화질이 떨어지는 구체적인 이유

메인 카메라에 비해 떨어지는 망원카메라 스펙

우선 아이폰의 망원카메라에도 근본적인 문제는 있다.

아이폰 15 프로를 기준으로 망원카메라를 메인 카메라와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이 스펙에 차이가 있다.

항목메인 카메라망원 카메라
화소 수48MP12MP
센서 크기1/1.28인치약 1/3.5인치
조리개(F값)f/1.78f/2.8
초점 거리24mm (광각 기준)77mm
렌즈 구성7매 렌즈6매 렌즈
손떨림 보정2세대 센서 시프트 OIS일반 광학식 OIS

위에서 보는 것 처럼 망원 카메라는 메인 카메라에 비해 센서 크기와 조리개값이 작고, 화소 수가 낮다. 특히 센서 크기는 면적 기준을 기준으로 기본광각 카메라의 거의 1/8 수준이다.

센서가 작다는 건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이 좁다는 뜻이고, 이는 저조도 환경에서 노이즈가 쉽게 생기고, 디테일이 뭉개질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조리개 값 역시 차이가 크다. 조리개의 f값은 1, 1.4, 2, 2.8 이런식으로 √2(약 1.414)의 배수 간격으로 증가한다. 즉, 조리개 한 스톱의 광량 차이는 2배 혹은 1/2배이다. 1.78과 2.8은 대략 2.5배의 광량차이가 있다. 즉 한스톱 조금 넘게 차이가 난다.

즉, 망원카메라 자체가 메인 카메라에 비해 전체적으로 저조도 환경에 불리한 스펙이다.


저조도 환경에선 망원 X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두운 상황 즉, 저조도 환경에선 사용자가 망원렌즈를 선택해도 iOS는 저조도에서의 스펙이 더 유리한 메인 카메라로 촬영을 하게 된다.

그럼 센서 일부만 크롭하거나 디지털 줌으로 원본을 확대해 사진이 촬영되어 화질이 떨어지게 된다.


아이폰 망원 카메라의 최소 초점거리

망원 카메라의 최소 초점 거리도 문제가 된다. 아이폰 망원카메라의 최소 초점거리는 대략 80cm 정도 인것으로 보인다. 즉, 80cm 이내의 거리에서는 망원 카메라가 초점을 잡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피사체와의 거리가 80cm 보다 가까우면 iOS는 메인 카메라로 자동 전환해 사진을 촬영하게 된다. 즉, 이 역시 디지털 줌으로 사진을 촬영하게 된다는 말.


정해진 배율이 아닌 경우

아이폰 15 프로를 기준으로 각각 초점 거리가 다른 초광각(13mm), 광각(24mm), 망원(77mm) 렌즈가 달린 카메라 3개로 구성되어 있다. 이 렌즈들은 모두 고정 초점 거리(단초점)를 가진 독립된 카메라 모듈이다.

사용자 입장에선 손가락으로 자유롭게 줌 조절이 가능하니 마치 연속 줌 렌즈처럼 보일 수 있지만, 광학 줌은 오직 특정 배율(예: 1x → 3x)에서만 작동한다. 그 사이 배율(예: 1.5x, 2.4x 등)이나 그 외 배율 구간에서는 실제 렌즈가 아니라 센서 크롭 또는 디지털 보간(zoom interpolation) 방식이 사용된다.

즉, 아이폰 카메라는 진짜 줌렌즈처럼 광학적으로 배율을 연속적으로 바꾸는 게 아니라, 고정 배율(1x, 3x 등) 외에는 화질 저하가 발생하는 디지털 확대 방식이 적용된다.


후처리 알고리즘

아이폰의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에는 스마트 HDR, Deep Fusion, 노이즈 제거등의 후처리 기술이 활용된다.

문제는 저조도 환경에서 디지털 줌으로 촬영된 노이즈가 많은 사진에 후처리가 적용되면 디테일이 무너진다는 점이다. 특히 내 경우처럼 서류를 사진으로 남기는 경우 사진이 뭉개져 내용을 확인할 수 없게 된다.


아이폰 망원 사진 화질을 살리려면?


밝은 곳에서 촬영하기

망원 카메라의 스펙이 메인 카메라에 비해 떨어지긴 해도, 디지털 줌보다야 화질이 나을 수 밖에 없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찍어야 할 땐, 실제 망원 렌즈가 작동하는 조건에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조건 중 가장 핵심은 충분한 조도(밝기)다.

아이폰은 주변이 어둡거나 촬영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면 광각 렌즈로 자동 전환해 사진을 찍게 된다. 따라서 망원 카메라로 촬영되도록 유도하려면 밝은 환경에서 찍는 것이 우선이다.


메인카메라로 촬영 후 크롭하기

물론 현실에서는 어두운 곳에서도 망원 사진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굳이 망원을 고집하기보다는 광각 카메라로 원본을 찍고 나중에 크롭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저조도 환경에서 망원을 선택해도 실제론 메 카메라로 전환 + 디지털 줌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고, 이럴 바엔 차라리 센서 전체를 활용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확보한 뒤 원하는 구도를 잘라내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특히 ProRAW 포맷으로 촬영하면 후보정 시 디테일을 살릴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기 때문에 망원 촬영이 어려운 환경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리

아이폰 망원 사진 화질이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는 광량 부족, 초점 거리 제한, 자동 렌즈 전환, 디지털 줌 개입, 그리고 후처리 알고리즘의 영향까지 복합적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아이폰이 어떤 조건에서 어떤 렌즈로 촬영되는지 알고 찍는 것이다.

조금만 의식하고 찍으면, 같은 아이폰으로도 훨씬 낫고 선명한 망원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망원’이라는 단어 하나만 믿고 셔터를 누르기보다는, 내가 지금 찍는 이 사진이 진짜 망원 렌즈로 찍히고 있는 건지 한 번쯤 확인해보자.